근로자 입장에서 정규직 이중근로/겸업시 4대보험 및 소득세는 어떻게 처리될까?

이제는 N잡러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자아실현을 위해, 아니면 직장에서의 사정에 의해서 한번에 여러 직장에 다니거나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이와 약간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야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두 법인에서 동시에 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

두 법인 혹은 여러 사업장에서 동시에 정규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드문 케이스도 아닌 것 같다. 회사 담당자의 입장에서 두 법인에 동시에 속하게 되는 직원이 있을 경우에 4대보험 등에 대해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 포스팅을 했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꽤나 반응이 괜찮았다. 아무래도 대충 어디서 보고 쓴 포스팅이 아니라 직접 내가 경험한 것을 다루다보니 더 괜찮게 본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는 두 회사에 동시에 정규직으로 가입이 되어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4대보험은 어떻게 가입되고, 4대보험 관련 서류를 발급받으면 어떻게 나오는지, 그리고 소득세와 4대보험료는 어떻게 책정되는지 등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내 포스팅의 대부분은 업무 담당자의 입장이지만 이번에는 철저하게 직원의 입장에서 써 보겠다.

 

 

 

두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한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법적으로 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선 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정리를 하자면, 고용에 있어서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으며 단순 일반 해고가 불가능한 풀타임 근로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단순 프리랜서나 파트타임 근무자가 아닌 이러한 정규직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겸직이나 이중근로를 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특히 근로계약이 끝난 시간, 즉 퇴근 이후라면 더더욱 가능할 것이다.

 

다만, 법적으로는 이렇게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가 않다고한 이유가 있다. 우선, 보통의 정규직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보통 09시에서 18시까지에 해당이 될 것인데, 그 시간은 당연하게도 온전히 근로계약을 한 회사에 집중을 해야된다. 그리고 보통은 근로계약을 한 이 시간대에 이중취업은 금지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고, 이는 인정이 된다. 따라서 동일한 시간대에 이중근로가 가능하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사의 규정을 따라야되나, 보통은 당연히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퇴근 이후는 어떨까? 보통 퇴근 이후에 대리운전을 한다거나 배달기사를 하는 등으로 부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정도라면 회사에서도 이해를 해주고, 이해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한 시간 이후이기 때문에 막을 근거가 없다. 하지만, 근로계약 이후의 시간대라도 겸업으로 인해 업무를 하는데에 방해가 된다거나 불성실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리하자면, 법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근로계약을 한 회사에서 이중취업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면 그 규정을 따라야 하고, 퇴근 이후의 시간대라고 하더라도 업무에 지장을 미친다면 회사의 입장을 따르게 될 수 있다.

 

 

 

두 회사 정규직인 경우의 4대보험

아마 가장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과연 4대보험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결론적으로 4대보험 중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은 두 회사에서 동시에 취득을 하게 되고, 고용보험만 한 회사에서 취득하게 된다.

가입자	회사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회사원 OOO씨	회사 A	가입 (동시가입)	가입 (동시가입)	둘 중 한 곳만 가입	가입 (동시가입)
	회사 B	가입 (동시가입)	가입 (동시가입)		가입 (동시가입)

 

이 때 상황에 따라 특이사항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이다. 국민연금은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이라는 것이 있어 이로인해 신고한 소득월액이 조정이 될 수 있는 점, 고용보험은 두 사업장 중 한 곳만 가입을 할 수 있다는 점들이 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국민연금 이중취득과 회사통보

국민연금은 두 회사에서 신고한 금액에 따라 정상적으로 취득처리가 된다. A회사에서 300만원, B회사에서 200만원을 받고 있다면 문제 없이 A회사에 300만원으로 신고되고 B회사에도 200만원으로 신고되어 매월 국민연금을 원천공제하게 된다. 단, 한가지 고려해야되는 특이사항이 있는데, A회사와 B회사에서 받는 소득이 국민연금에서 정한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이다.

 

급여 - 비과세급여 = 과세급여
과세급여 X 4.5% = 월 국민연금 납부액 (근로자부담분)

국민연금은 비과세를 제외한 소득을 신고하게 되고 이를 기준소득월액이라고 한다. 이 금액에서 4.5%는 근로자가 부담하게 되는데, 이 금액만큼 매월 월급에서 원천공제하게 된다. 만약 내 과세급여가 300만원이라면 300만원 X 4.5% = 135,000원 만큼 매월 근로자는 국민연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에서는 기준소득월액에 상한을 두고 있다. 과세급여가 월 59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국민연금에 신고되는 기준소득월액을 590만원으로 처리한다. 만약 내 과세급여가 70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연금에는 590만원으로만 처리되고, 국민연금도 590만원 X 4.5% = 265,500원만 납부하게 된다. 물론 월 과세급여가 800만원, 900만원이라도 이 상한액 땜누에 265,500원만 납부한다.

 

그렇다면 이중취업시에는 어떻게 적용될까? 이중 취업시에는 두 사업장의 기준소득월액의 합을 기준으로 처리 한다. 만약 A회사와 B회사에서 받는 급여 중 과세 급여의 합이 590만원이 안된다면 바로 위의 계산대로 보험료가 산정된다. 하지만 A회사와 B회사에서 받는 과세 급여의 합이 590만원을 넘는다면 각 소득 비율로 각 회사별 기준소득월액을 조정하여 연금보험료를 부과하게 된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이러한 안내문을 받게 된다. 대략적인 내용은 두 개 이상 사업장에 가입 중인 가입자(둘이상가입자)에 대해서 590만원을 넘었으니 아래와 같이 처리하겠다는 내용이다. 두 회사의 기준소득월액을 처리하기 때문에 두 회사에 모두 위와 같은 안내문과 처리되는 금액 등이 고지된다.

 

 

 

고용보험은 이중취득 불가와 회사통

앞서 고용보험은 이중취득이 불가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중 취업, 겸업은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지만, 고용보험법에 의해 고용보험 취득 자체는 단 한 곳만 가능하다. 그러면 고용보험을 취득하는 한 곳은 어떻게 결정될까?

 

이중취업자의 고용보험 취득 조건 우선순위
① 월 평균보수가 높은 사업장
② 월 소정근로시간이 많은 사업장
③ 근로자가 선택한 사업장

 

고용보험은 위의 세가지 중 ①부터 ③까지 우선적으로 해당되는 대로 가입이 된다. 둘 중 보수가 높은 사업장으로 가입이 되고, 만약 보수가 같다면 월 소정근로시간이 많은 사업장으로 가입이 되며, 만약 보수와 소정 근로시간이 같다면 마지막조건에 의해 근로자가 선택하게 된다.

 

회사	급여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회사 A	300만원	300만원 가입	300만원 가입	300만원 가입	300만원 가입
회사 B	250만원	250만원 가입	250만원 가입	미가입	250만원 가입

만약 두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람이 회사 A와 B에서 각각 300만원 25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되었다고 하자. 이경우, 각 보수대로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하게 되고, 고용보험은 위의 조건에 따라 보수가 높은 회사 A에만 가입하게 된다.

 

회사	급여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회사 C	200만원	200만원 가입	200만원 가입	둘 중 하나 선택	200만원 가입
회사 D	200만원	200만원 가입	200만원 가입		200만원 가입

다음 예시로 두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람이 회사 C와 D에서 모두 200만원씩 급여를 받는다고 하자. 이때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은 모두 각각 200만에 가입하게 되고, 고용보험은 위의 조건에 의해 보수가 같아 ①조건은 패스, 소정근로시간도 같다고 가정하여 ②조건도 패스, 이렇게 되면 근로자가 원하는 회사 한 곳으로 가입을 정하면 된다.

 

이것이 이야기하는게 무엇일까? 만약 회사에서 겸업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에 취업을 해버리면 두 회사 혹은 적어도 한 회사에는 통보가 오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이렇게 생긴 안내문이 날아오게 되는데, 회사에서 고용보험 취득신고를 했으나 고용보험 이중취득제한에 의해서 직원 A씨의 고용보험을 취득을 취소하겠다는 안내문이다. 회사에서 허용을 하는 경우라면 이런 안내문이 와도 상관없겠지만,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래 이중취업을 했다가는 둘 중 어느 한 곳에 이런 안내문이 올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고용보험이 두군데 동시에 취득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산상 오류 혹은 행정상 실수, 아니면 취득취소 처리가 조금 늦게되는 것일 뿐, 결국에는 이중취득을 파악하고는 한 곳을 법적 기준에 따라 정리 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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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보험관련 서류 발급시

이번에는 이중취업한 근로자가 4대보험 관련 서류를 발급받으면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보자. 보통은 어느회사에 언제부터 4대보험이 취득되어 있다는 식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2곳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중취업자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우선 건강보험자격득실 확인서이다. 이 서류는 지금까지 취득 및 상실했었던 모든 내역들이 나오는 서류인데, 표의 3번 아래부터는 이전에 취득했다가 상실했었던 내역들이다. 그리고 1,2번은 취득일만 있고 상실일이 없는데, 이것이 현재 취득되어있는 사업장이다. 즉 이중취업자는 이렇게 현재 취득이 되어있는 사업장이 두군데로 나오게 된다.

 

 

이중취업자 고용보험 자격이력내역서

다음은 고용보험 자격이력내역서이다. 위 서류를 보면 일련번호 2는 이전에 취득했다가 상실처리한 이전직장이다. 그리고 현재 취득처리 되어있는 사업장은 일련번호 1번, 단 하나로만 나온다. 앞에서 고용보험은 단 한곳만 취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곳만 취득되어있는 곳이고, 당연하게도 자격이력내역서를 뽑아보면 한 곳만 취득된 것으로 나온다.

 

 

 

이중취업자의 소득세 산정 (중요)

이제 또 중요한 것이 나왔다. 과연 이중취업자는 소득세가 어떻게 산정될것인가이다. 소득세는 앞서 살펴본 4대 사회보험들과는 산정 방식에서 차이가 조금 있다. 4대보험은 국민연금처럼 상한액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급여가 많든 적든 동일한 요율을 적용한다. 하지만 소득세는 소득수준이 낮다면 세율이 낮고, 소득수준이 높다면 세율 자체가 커진다.

 

근로자 A와 근로자 B의 예를 들어보자. A와 B의 월 과세급여는 딱 2배가 차이가 난다. 이경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도 딱 2배만큼 차이가 난다. 하지만 소득세는 약 9.4배가 차이가 나게 된다. 바로 소득 구간이 커질수록 세율자체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중취업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될까?

 

위의 표는 1개 회사에 다니면서 500만원을 받는 사람과 2개 회사에 다니면서 각각 250만원을 받아 총 50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소득세와 국민연금을 비교한 표이다. 앞서 이야기한 소득세의 세율로 인해 둘은 똑같은 급여를 받지만 매월 원천징수하는 소득세가 1개 회사는 335,470원, 이중취업자는 71,200원이 발생하게 된다. 1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소득이 500만원으로 높은 구간이라 세율이 훨씬 더 높게 적용되었고, 이중취업자는 각각 소득이 낮게 잡혀 각각 훨씬 낮은 세율로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중취업자가 소득세로 매월 264,270원 만큼 적게 납부하게 된다.

 

그렇다면 1개 회사 다니는 사람보다 이중취업자가 근로소득세 납부에서 훨씬 이득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결국에는 연말정산을 통해 똑같이 처리가 된다. 우리가 매월 급여에서 차감하는 근로소득세는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통해 결정된다. 부양가족, 소비수준 등 근로자의 세세한 사정을 매월 반영하여 소득세를 계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우선은 간이세액표를 통해 근로소득세를 떼어가고, 연말정산 때 세밀하게 계산하여 추가 납부 혹은 환급을 받게 된다.

 

이 경우도 당장은 이중취업자가 같은 급여에서 적은 소득세를 납부하지만, 연말정산을 실시해서 두 회사의 소득을 합산하고 다시 소득세를 산정하게 될 경우 1개 회사에서 다니는 경우도 같은 소득세가 나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나중에 연말정산 폭탄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조심해야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본인이 이중취업자라면 각각 근무지에서 원천공제하는 근로소득세 외에 합산한 금액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별도로 계산해서 그 차액분만큼은 따로 관리를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위의 경우라면, 매월 합산소득에 대한 근로소득세가 335,470원이고, 현재 두 사업장에서 납부하는 근로소득세의 합이 71,200원이니 그 차액인 264,270원 만큼은 원래였으면 우선 납부했어야되는 금액이라고 생각하고 따로 떼어두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연말정산 때 만약 소득세가 많이 잡혔을 경우 이를 활용하면 된다.

 

 

마무리

이번 포스팅에서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이중취업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4대보험은 물론 소득세에서도 고려해야될 점들이 있다보니 너무 길게 포스팅이 이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실제로 현업에서 겪은 이슈를 다룬 것이니 관련 문제가 생긴 담당자라면 읽어보고 필요한 부분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